천연두와 유사한 서아프리카 풍토병인 원숭이 두창(痘瘡·천연두·monkeypox)이 유럽과 북미를 넘어 중동인 이스라엘까지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우리 방역 당국은 유입에 대비해 검사체계를 구축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방역당국은 원숭이 두창 환자가 20~50세 남성 동성애자에 집중된 점에 주목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원숭이 두창은 천연두(두창·痘瘡)와 같은 인수(人獸)공통 감염병으로, 주로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풍토병이다. 1958년 두창과 비슷한 증상이 독일의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나타나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후 1970년 콩고에서 처음으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뒤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달 초부터 유럽 각국에서 감염 사례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영국을 시작으로 스페인·포르투갈·독일·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이탈리아에서 환자가 나왔다. 이후 캐나다, 미국, 호주를 넘어 이스라엘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긴급 자료를 발표하고 “원숭이 두창 환자가 퍼지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총 12개 국가에서 120여 건 원숭이 두창 감염 및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이날 발표 이후 스위스와 이스라엘에서 확진자가 추가 확인되면서 발생국은 14개로 늘었다.
원숭이 두창이 지난 2018~2019년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에서 환자가 확인된 적이 있지만,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원숭이 두창 환자들은 아프리카 여행 이력이 없는 20~50세 남성 동성 및 양성애자들에 집중됐다.
영국 원숭이 두창 확진자 대부분은 성병 클리닉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영국 HIV 협회 회장인 클레어 듀스냅 박사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 더 많은 환자가 확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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