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의 전략을 모방하면서 행동과 언사가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미국 외교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28일(현지시간) '김정은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과대망상적인 전체주의 독재자 김정은은 그의 이웃 민주국가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한다"며 "석 달 전 푸틴을 완벽히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로긴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김정은의 행동과 언사가 더욱 공격적으로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며 "푸틴이 위험, 억제, 긴장고조, 핵 벼랑 끝 전술에 대한 지정학적 교과서를 다시 쓰면서 그의 문하생 김정은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유럽의 위기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김정은은 동아시아에서 판돈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은 수십 년 전 핵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 억제와 자기방어를 생각했지만, 이젠 언젠가는 한국을 정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작업하고 있다. 북한의 전략이 바뀐 것 같다"고 언급했다.
로긴은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2가지 방식으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략을 모방하고 있기 때문에 경계하고 있다고 짚었다.
공세적인 재래식 군사 태세를 취하는 동시에 서방이 남북간의 충돌 가능성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핵 원칙을 변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이 2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모두 4차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으며 핵실험 준비 정황이 포착된데다 최근엔 핵무기 선제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빠르게 군사적 세력 균형을 유리하게 바꾸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은 한일 양국의 더 깊은 군사협력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며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한 가지 교훈은 분명한 약속을 가진 확고한 방어 동맹만이 공격적인 독재자를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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