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중국의 대규모 유럽 투자 시대가 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로디엄그룹과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는 27일(현지시간) 공동으로 펴낸 '중국의 유럽 FDI(외국인직접투자) 2021'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하고 올해도 유럽에서 중국의 투자가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긴장이 계속해서 양측 관계를 압박하고 비준 단계에서 보류된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도 올해 내내 진전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유럽에서 중요 인프라와 회복력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고, 이는 인프라·교통·에너지를 포함해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투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EU 27개국과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 대한 중국의 FDI는 수년째 하향세다.
지난해 중국의 유럽에 대한 FDI는 팬데믹이 강타한 2020년의 79억 유로(약 10조원)에서 33% 증가한 106억 유로(약 14조원)이었지만 이는 2013년 이후 두 번째로 적다. 최고점을 찍었던 2016년(470억 유로)과 비교하면 22%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FDI 증가는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사모펀드 힐하우스캐피털이 37억 유로(약 5조원)에 네덜란드의 필립스 가전사업을 인수한 영향이다.
중국 국영기업들에 국한해 보면 지난해 중국의 유럽에 대한 FDI는 전년 대비 10% 줄어든 13억 유로(약 1조7천억원)로, 20년 만에 가장 작았다.
중국 국영기업들의 투자는 주로 남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 등 에너지와 인프라에 집중됐다.
보고서는 현재의 어려운 경제·규제 환경에서 중국의 유럽 투자가 조만간 크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전략 분야에서 수십억 유로 규모 인수가 이뤄지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엄격한 코로나19 억제 정책이 중국의 대외 경제 활동을 계속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공산당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상황에서 2016년 이래 중국의 FDI 둔화를 이끈 중국 당국의 엄격한 자본 통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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