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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화물 거부” 우크라 방패가 된 세계 항만 노동자

작성자 난창희 작성일22-05-10 19:57 조회1,9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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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45292?sid=10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국제 항만 노동자들의 러시아 화물 취급 거부가 이어지고 있다고 포린폴리시(F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항만 노동자들의 ‘반전’ 연대가 원유를 포함한 러시아 화물 수송을 지연시키면서 사실상 러시아에 대한 ‘제재’ 효과를 내고 있다.


남태평양 마셜제도 국적 유조선 서니 라이거호는 지난달 24일 디젤 6만t을 싣고 러시아 프리모르스크항을 출발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3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항에 정박할 예정이었으나 5일까지도 입항하지 못하고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17㎞ 떨어진 에위마이던 앞바다에서 머무르고 있다. 네덜란드 양대 항구이자 유럽 물류 중심항인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항만 노동자들이 화물 하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서니 라이거호는 마셜제도 국적이기 때문에 유럽연합(EU)의 제재대상은 아니다. 니에크 스탐 네덜란드 노동조합 항만지부 이사는 “우리는 국제연대 원칙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며 “세계 어딘가의 항만노동자들이 화물을 거부한다면 우리도 거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스웨덴 항만노조 조합원들은 지난 3월18일부터 러시아 및 러시아 관련 선박 하역작업을 중지했다. 스웨덴 항만노조는 2주 전 정부에 서신을 보내 “러시아 선박 및 화물에 대한 전면 제재를 시작하지 않으면 노조가 스스로 스웨덴 전역의 항구에서 봉쇄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스웨덴 정부가 EU와 발을 맞추기 위해 제재에 속도를 내지 않자 노조가 자체 제재를 단행한 것이다. 6주 동안 발이 묶이며 손해를 입게 된 사용자 단체 스웨덴 항만이용자협회는 스웨덴 항만노조를 제소했다. 마틴 베르크 스웨덴 항만노조 의장은 “우크라이나의 동료들을 돕고 싶었지만 현지 항구가 파괴돼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러시아 화물 거부는 우리가 그래도 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대중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지지를 보냈다”고 FP에 말했다.


영국 항만노동자들은 3월 초부터 원유를 포함한 러시아산 화물의 하역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 EU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70일째인 지난 4일 연내에 러시아산 석유와 정유제품 수입을 금지하자고 제안했지만, 유럽 곳곳의 항구에서는 노동자들이 러시아 화물 하역을 거부하면서 이미 러시아 석유를 제재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대서양 건너 미국과 캐나다 항만노동자들도 3월 초 러시아 화물 하역 거부를 선언했다. 윌리 애덤스 미국 서부해양항만노조(ILWU) 국제조직 대표는 “미국 서부 항만 노동자들은 우크라이나의 편에서 용감하게 행동하는 전 세계인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FP는 “유럽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러시아산 석유는 파이프라인이 아닌 선박으로 운송된다”며 “항만노동자들의 행동은 실제 러시아 경제를 멈추는 힘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쟁이나 쿠데타 등이 벌어졌을 때 항만노동자들은 국제연대와 항의 의미로 하역 거부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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